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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물] 펩클라시코(펩 과르디올라 vs 위르겐 클롭)에 대해 알아보자

하재_0 2024. 3.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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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두 개의 거함이 싸우는 광경을 볼 수 있는 펩클라시코

 

오늘 알아볼 축구 소식은 펩클라시코에 대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펩클라시코는, 과르디올라 vs 위르겐 롭의 줄임말, 그리고 스페인에 대표적인 라이벌 구단인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더비인 엘클라시코를 붙인 말입니다.

그럼 펩클라시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펩클라시코의 시작.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바르셀로나를 넘어 축구 역사상 최고의 팀 중 하나를 이끌면서 단숨에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거듭난 펩이 2013년 유프 하인케스의 후임으로서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이 되면서 당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수장이었던 클롭과의 라이벌리가 시작되었다. 

당장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는 클롭의 2008년 부임 이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DFB 포칼을 넘어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두고도 다툰 바 있고, 이에 데어 클라시커라는 엘 클라시코에서 따온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2010-11 시즌과 2011-12 시즌에는 무너진 도르트문트를 재건한 클롭이 독일의 골리앗 바이언을 누르고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나 펩 부임 직전 시즌인 2012-13 시즌에 바이언이 역사적인 트레블을 달성했다.

도르트문트도 바이언만 아니었다면 트레블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팀이었으나, 바이언은 분데스리가, 포칼 8강,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모두 도르트문트를 누르고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인케스가 화려한 트레블 후 멋지게 퇴장하면서 펩은 바이언의 트레블 스쿼드를 그대로 이어받았고, 그 누구도 바이언의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았다.

바이언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인 도르트문트는 재정적으로 여의치 않아 선수 이탈을 막기 힘든 상황이었고, 2011-12 시즌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카가와 신지에 이어 2012-13 시즌 최후반기에는 클롭이 손수 키운 애제자인 마리오 괴체를 그 누구도 아닌 바이언에게 넘겨야 할 정도였다.

모두의 예상대로 펩의 바이언은 리그를 완전히 정복했고, 도르트문트는 우승 경쟁은 커녕 그동안 주야장천 굴려왔던 게겐 프레싱의 반동으로 인해 주전급 선수들을 부상으로 잃으면서 2인자 자리를 지키는데에 그쳤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클롭의 도르트문트는 바이언과의 맞대결에서 4전 2승 2패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물론 그 중 하나는 이벤트 성 매치인 DFL-슈퍼컵이고, 다른 하나는 후반기에 바이언의 리그 우승이 확정된 이후 맞대결이었으며, 리그 전반기 경기와 포칼 결승전에서는 바이언이 승리하면서 실리는 바이언이 챙겼지만 천하무적일 것 같았던 펩 과르디올라의 바이언을 2번이나 무너뜨린 데에서 클롭의 능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기 내용을 복기해도 도르트문트가 승리한 경기들에서는 클롭 특유의 자비 없는 게겐 프레싱이 펩 과르디올라의 크루이프이즘을 완전히 무너뜨렸기 때문에 언론에서는 무리뉴 이후로 펩에 대항할 수 있는 감독이 나왔다며 대서특필했다.

2014-15 시즌에도 펩의 바이언은 강했고, 문제 없이 리그를 압살했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시즌 전 자신들의 주포였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자유계약으로 바이언에게 넘기는 굴욕을 당했고, 전 시즌에도 경험했던 부상병동이 더 심해지면서 팀이 전반기 꼴찌를 기록할 정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클롭은 펩과의 4경기에서 2승 2패를 따내는 데에 성공했다.

이 중 하나는 전 시즌처럼 슈퍼컵이었지만, 다른 하나는 포칼 4강에서 바이언을 승부차기 끝에 꺾으면서 바이언의 트레블 도전을 꺾어버렸다.

리그에서는 2패를 기록했지만 모두 1점차로, 전력 차에 비해서는 분전했다는 평이다.

이후 클롭이 도르트문트에서 사임하면서 이 둘의 라이벌리 떡밥도 끊기는 듯 했다.

이 시기에 클롭은 전력상 열세인 도르트문트로 독일의 골리앗 바이언과 대등한 전적을 보였지만, 결국 실속은 바이언이 모두 챙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커리어에서 첫 4년 만에 클럽팀 감독으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룬 펩에게 클롭은 라이벌이라기보다는 그저 만나기 매우 껄끄러운 상대 정도였고, 클롭의 당시 위상도 축구계를 대표하는 명장이라기보단 떠오르는 명장에 가까웠다.


2. 다시 만나게된 펩클라시코.

끊기는 줄 알았던 펩과 클롭의 라이벌리는 2015년 시즌 도중 클롭이 리버풀에 부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15-16 시즌 종료 이후에는 펩이 맨체스터 시티에 부임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잉글리쉬 프리미어 리그 무대에서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다

첫 시즌인 2016-17 시즌에는 무리뉴의 존재 때문인지 둘의 라이벌리가 크게 부각되진 않았다.

당시 펩은 자신의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내면서 무관에 그쳤고, 클롭은 목표인 4위를 달성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모두 리빌딩 초기 단계였기에 유럽은 커녕 PL 내에서도 큰 영향력을 끼치는 팀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 전술적으로 유행했던 것은 첼시를 이끌고 압도적인 리그 우승을 달성한 안토니오 콘테의 백3 전술이었다.

맞대결은 리버풀이 맨시티에게 1승 1무를 따내면서 클롭이 가져갔다.

2017-18 시즌, 펩의 맨체스터 시티가 압도적인 리그 레이스로 역대 최다 승점 100점을 찍으면서 잉글랜드를 정복했다. 

초반부터 리그를 압도하면서 일찌감치 사실상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고, 카라바오 컵까지 확보하면서 쿼드러플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강력한 팀을 만들었다. 

하지만 리그 22경기 째 무패를 달리며 2003-04 시즌 아스날 이후로 첫 무패 우승을 이룰 유력한 팀이 된 맨시티를 처음으로 리버풀이 리그에서 꺾으면서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냈다. 

무엇보다 펩이 가장 염원하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향한 꿈을 8강에서 꺾은 팀도 리버풀이었다. 

이 시즌 리버풀은 맨시티만큼 급진적으로는 아니어도 차근차근 리빌딩을 통해 점점 두각을 드러냈고, 특히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한 첫 시즌에 결승까지 도달하면서 유럽에서 재도약했다. 

그 과정에서 그 강력한 맨시티를 8강에서 2승으로 셧아웃하면서 펩과 클롭의 라이벌리는 다시 불이 붙었다. 

리그에서는 1승 1패를 나눠가졌다.

이 시기에 전적상으로도 분데스리가 시절에 버금갈 정도로 치열하고, 리버풀과 맨시티가 동등한 레벨의 팀으로 경쟁한 2018-19 시즌과 2021-22 시즌에 역대급 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면서 무엇보다 맞대결에서 서로가 현대축구의 정점을 보여준 경기가 매우 많았다.

맨시티와 리버풀 모두 펩과 클롭 하에서 PL을 넘어 유럽 축구의 헤게모니에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 팀으로 성장하면서 둘의 라이벌리는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독 라이벌리가 되었다.


3. 펩과 클롭의 전술

현대축구에서 '압박'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이고, 펩과 클롭 모두 전방에서부터 강도 높은 압박을 중시한다.

하지만 압박으로 볼 탈취 이후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펩은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 마지막 시즌 전까지는 빠른 트랜지션으로 공격을 전개하기 보다는 집요하게 숏 패싱과 후방에서 시작하는 숏패스 빌드업을 활용해 볼을 철저하게 소유하면서 상대의 체력을 빼놓고 압박으로 인해 소진되었던 아군의 체력을 회복하는 '점유율 축구'에 집중했다.

높은 강도의 압박을 실행하려면 라인도 전반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다.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상대의 압박을 한쪽으로 끌어들이거나 허점이 보이기까지 기다렸다가 '오버로드 투 아이솔레이션'으로 상대의 약점을 한순간에 노출시키거나, 지속적인 트라이앵글 형성을 통해 경기장 모든 곳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면서 동시에 상대의 수비 조직을 분쇄하고 공격을 숏 패싱으로 썰어가는 듯한 흐름으로 이어가는 것이 펩 축구의 가장 큰 특징이다.

당시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이 역대급 성과를 거두며 펩의 축구가 곧 "정답"이라는 관념이 축구계에 자리잡았다.

펩의 축구를 상대하는 감독들이 내놓는 전술은 라인을 최대한 내린 뒤 공격을 견뎌내고 상대 실수가 나오기까지 기다린 뒤 한 번의 패스로 전방에서 뒷공간을 노리며 대기한 공격수에게 넘겨주는 수동적인 대응 뿐이었다.

하지만 펩의 비상 이후 몇 년 뒤 비상한 클롭은 같은 독일인인 하인케스와 함께 게겐 프레싱을 전세계적으로 유행시키면서 축구의 판이 바뀌기 시작했다.

게겐 프레싱이라는 단어 자체는 "상대의 공격에 대항하여 압박을 가한다"라는 뜻에 불과하다.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한 볼 탈취까지는 펩의 축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후 빠른 트랜지션을 강조해 상대에게 효율적이고 다이렉트한 공격을 꽂아넣는 것에 집중했다.

볼을 탈취하는 목적이 '볼을 점유하는 것'이 아닌 '상대를 바로 공격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클롭의 축구는 펩의 바르셀로나나 스페인 대표팀보다도 강력한 압박과 높은 압박 지점을 지향했고, 결국 이 전술을 활용해 바이언이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리면서 축구 전술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술이 되었다.

무엇보다 이 전술이 더 각광받은 이유는 펩이 제시한 전술은 극도로 높은 조직력과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더불어 포제션 플레이를 100% 체화하면서도 아이솔레이션 상황이 100번 발생했을 때 95번은 상대를 찢을 수 있는 탁월한 공격수가 없다면 기대 이하의 효율이 나올 수도 있었던 반면, 게겐 프레싱은 선수의 피지컬과 체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그 누구도 최소한 부분 전술로는 차용이 가능한 전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롭이 지향한 게겐 프레싱도 곧 지나치게 높은 압박 강도로 인해 선수의 체력이나 피트니스를 고려하면 지속적인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13-14, 14-15 도르트문트를 통해 드러났다.


4. 펩클라시코, 한 시대의 끝을 맞이하며.

2024.03.11을 끝으로 펩클라시코의 막을 내렸다.

전일자의 마지막 경기로 인하여 더 이상 프리미어리그에선 두 감독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없어졌다.

클롭은 물론, 펩 또한 재계약없이 상호합의하에 이별을 택했기 때문이다.

펩은 아무래도, 국가를 대표하는 감독을 원하는 것으로 보여지며 클롭은 휴식기를 가진 뒤 다른 클럽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두 감독의 전체 상대전적을 보게되면, 각 11승 8무 11패다.

말도 안되는 상대전적, 그리고 선수들을 잘 이끄는 덕장,명장에 속하는 감독들

각 팀들의 팬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감독들,

모든 것들을 가진 감독들은 이제 만날 기회가 없지않을까싶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축구 인연들은 과거부터 존재했다.

무리뉴와 벵거의 원수와도 같은 사이,

하지만 벵거가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무리뉴는 기자회견을 통해 그를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물론 이들의 상대전적은 펩클라시코처럼 아주 치열하진않다만, 감독계의 라이벌이라는 아이콘이라는 것을 남겼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클롭의 리버풀과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가 국내외 대회에서 두 팀의 성공을 바탕으로 경쟁적이고 세간의 이목을 끄는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왔다.

혹여나라도, 두 감독이 서로 다른 클럽에서 만날 순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앞으로의 두 감독의 길을 응원하며, 앞날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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